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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/exhibition

2012 "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" (Daegwallyeong)

by 랄랄라씨 2016. 4. 19.

"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"  (Daegwallyeong)

 

 

  어린시절을 보낸 겨울 봉평은 영혼 속에서도 눈雪이 내렸습니다. 늦은 아침을 먹고 눈을 치다 돌아서면 집까지의 길이 눈에 묻혀 다시 눈을 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. 눈은 하염없는 것이자 세상과의 통화를 단절하는 것이고 이 지상의 불편과 음모를 다 가리는 것이었습니다.

 

 그 봉평을 떠나 대관령을 넘으며 저는 앞대로 왔습니다. 가끔 해무가 일거나 바람이 몹시 심하면 그 봉평의 유년이 생각납니다. 산맥의 공제선을 지우고 하염없이 내리던 눈. 그럴 때마다 저는 대관령에 올랐습니다. 어김없이 그곳에서 저는 눈을 만났고 제 흐린 전망의 탈출구를 모색했습니다. 흔적 없는 눈밭에 길을 내며 제 삶처럼 혼자서 그 눈보라를 다 맞는 나무들을 오래 바라봤습니다. 

 

 누구에게나 삶은 그럴 것이란 걸 이제 조금 배웠습니다. 그 배움의 그림자들을 여기 내어 놓습니다. 대관령에서 문득 만나는 폭설처럼 혹은 안개처럼 생이 다가오더라도 그것들이 모두 설렘이 되길 빕니다.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, 30 x 3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, 30 x 3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3, 30 x 3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4, 30 x 30 cm, 2010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5, 60 x 60 cm, 2010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6, 45 x 30 cm, 2010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7, 45 x 30 cm, 2007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8, 60 x 60 cm, 2007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9, 30 x 30 cm, 2007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0, 30 x 3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1, 30 x 30 cm, 2007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2, 60 x 6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3, 30 x 3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4, 40 x 40 cm, 2012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5, 40 x 40 cm, 2012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6, 30 x 30 cm, 2007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7, 60 x 60 cm, 2007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8, 30 x 3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19, 45 x 30 cm, 2008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0, 45 x 30 cm, 2008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1, 30 x 30 cm, 2008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2, 60 x 60 cm, 2008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3, 60 x 60 cm, 2011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4, 40 x 40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5, 30 x 30 cm, 2012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6, 45 x 30 cm, 2010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7, 30 x 30 cm, 2011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8, 45 x 35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29, 45 x 30 cm, 2008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30, 45 x 30 cm, 2006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31, 35 x 23 cm, 2009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32, 35 x 23 cm, 2010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33, 35 x 23 cm, 2008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안개에게 길을 묻다 - 대관령 #34, 30 x 30 cm, 2010, Digital Pigment Print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* 작가 노트

 

  어린시절을 보낸 겨울 봉평은 영혼 속에서도 눈雪이 내렸습니다. 늦은 아침을 먹고 눈을 치다 돌아서면 집까지의 길이 눈에 묻혀 다시 눈을 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. 눈은 하염없는 것이자 세상과의 통화를 단절하는 것이고 이 지상의 불편과 음모를 다 가리는 것이었습니다. 

 

 그 봉평을 떠나 대관령을 넘으며 저는 앞대로 왔습니다. 가끔 해무가 일거나 바람이 몹시 심하면 그 봉평의 유년이 생각납니다. 산맥의 공제선을 지우고 하염없이 내리던 눈. 그럴 때마다 저는 대관령에 올랐습니다. 어김없이 그곳에서 저는 눈을 만났고 제 흐린 전망의 탈출구를 모색했습니다. 흔적 없는 눈밭에 길을 내며 제 삶처럼 혼자서 그 눈보라를 다 맞는 나무들을 오래 바라봤습니다. 

 

 누구에게나 삶은 그럴 것이란 걸 이제 조금 배웠습니다. 그 배움의 그림자들을 여기 내어 놓습니다. 대관령에서 문득 만나는 폭설처럼 혹은 안개처럼 생이 다가오더라도 그것들이 모두 설렘이 되길 빕니다. 

 

 

 

* 추천의 글

 

  그는 대관령의 폭설을 기록하는 여행자다. 그런데 그가 지나간 곳에는 발자국이 없다. 허공을 지우는 안개와 눈발, 바람, 그리고 허리까지 쌓인 눈은 눈의 여행자마저 지워버린다. 가끔 동쪽으로 심하게 구부러진 나무 한 그루 나타났다가 사라진다. 눈 속에 허리를 파묻은 나무 한 그루 꿈처럼 떠올랐다가 그마저 자취를 감춘다. 아아, 그러나 어느 찰나 눈을 덮은 안개는 홀연히 사라지고 아주 먼 곳으로 걸어간 듯한 발자국들이 웅성거리기도 한다. 온몸으로 폭설을 짊어진, 등이 구부러진 미륵 같은 소나무. 지독한 눈과 바람에 생의 한쪽을 기꺼이 희생한 이깔나무, 전나무 들. 그 모든 게 정지한 밤의 시리도록 얼얼한 고요까지 그는 오래 바라본다. 계속 바라볼 것이다.

 

  봄이 오고 작은 꽃 한 송이 피어날 때까지.

 

 

김도연 - 강원도 평창, 소설가

 
 
 

 

* 전시 이력

 

  - 2016. 8.15 ~ 10.30.  봉평, 이효석문학관

  - 2012. 12.  강릉, 강릉문화예술관